[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올해 영재학교의 신입학 전형이 마무리되고 동시에 과고 입시가 시작됐습니다. 영재학교와 과고는 이공계 분야 우수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는 동일하지만 서로 다른 별개의 학교 유형입니다. 일부 영재학교의 경우 ‘과학고’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어 더욱 혼동하기 쉽지만 모집시기부터 세부 운영방식까지 다른 지점이 존재합니다.
영재학교가 특정 분야에서의 심화된 능력을 중시한다면, 과고는 상대적으로 수학과 과학에 보편적인 재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고입 측면에서 접근하자면 영재학교 탈락자가 과고로 흡수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좁은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인재인지 혹은 넓은 영역에서 폭 넓은 지식을 갖춘 인재인지를 두고 우열을 판단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영재학교는 과고에 비해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하는데 더 자유롭습니다. 초중등교육법이 아닌 ‘영재교육 진흥법’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교육과정 운영이 자유로워 무학년제와 졸업학점제, 대학 학점선이수제(AP) 등을 운영합니다. 수학 과학 특정 분야의 연구와 실험 중심의 교육에 무게도 더 쏟고 있습니다. 교원 자격이 없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도 교사로 초빙할 수도 있습니다. 영재학교는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며, 학교별 자율전형 운영도 가능합니다. 반면 과고는 국가교육과정에 따라 전문교과와 기본교과의 이수단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교원 자격을 가진 교사만 학생을 지도할 수 있고, 수급 역시 해당 교육청 소속 교사 선에서 이뤄집니다. 신입생은 학교가 위치한 광역단위에서만 선발하며, 입학전형은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통합돼 있습니다.
과고 영재학교에는 통념으로 이해 가지 않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조기졸업이 가능한 건 상급학교인 영재학교가 아니라 과고입니다. 과고는 학년제, 영재학교는 학점제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일정 학점 이상을 채워야 졸업이 가능한 구조상 영재학교는 현실적으로 조기졸업이 불가능합니다. 단 오는 2025년부터는 과기부가 영재학교 재학생들이 4대 과학기술원(KAIST, 지스트, DGIST, UNIST)에 조기진학할 수 있게 법령을 개정한다고 합니다. 우선 한국영재 학생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 뒤, 다른 영재학교로의 확대 여부는 교육부와 협의해 검토할 예정입니다. 통념과 행정의 엇박자를 이제야 해소하는 모습입니다.
모집시기는 영재학교가 더 이릅니다. 특차 성격을 가진 영재학교는 모든 학교유형 중 가장 빠른 상반기에 원서접수를 실시합니다. 과고 입시는 통상 영재학교 3단계 합격자가 발표되면서 동시에 시작됩니다. 8월말에서 9월초 원서접수를 진행하고, 11월말에서 12월 초에 최종합격자를 발표합니다.
영재학교는 전국 8개교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초의 영재학교인 한국과학영재학교가 2003학년 부산과고에서 영재학교로 전환한 이후, 정부정책으로 서울과학고등학교(2009년 전환) 경기과학고등학교(2010학년) 대구과학고등학고(2011학년) 광주과학고등학교(2014학년) 대전과학고등학교(2014학년)의 5개교가 순차적으로 영재학교 전환에 합류했습니다. 이후 2015학년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2016학년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신설되면서 현재의 8개교 체제가 자리잡게 됐습니다. 영재학교는 전국에서 지원이 가능합니다.
과고는 전국 20개교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 2개교(세종과고 한성과고), 경기 1개교(경기북과고), 인천 2개교(인천과고 인천진산과고), 대전 1개교(대전동신과고), 대구 1개교(대구일과고), 부산 2개교(부산과고 부산일과고), 울산 1개교(울산과고), 강원 1개교(강원과고), 충북 1개교(충북과고), 충남 1개교(충남과고), 전남 1개교(전남과고), 경북 2개교(경북과고 경산과고), 경남 2개교(경남과고 창원과고), 제주 1개교(제주과고) 체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