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2015수능부터 지난해 치른 2024수능까지 최근 10년간 밝혀진 수능 만점자는 총 98명이다. 베리타스알파가 이들의 출신고를 자체적으로 분석해 본 결과, 전국단위 자사고인 외대부고가 7명으로 가장 많은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 2017, 2020, 2021에 이어 가장 최근인 2024수능까지 10개년 중 절반인 5개년에 걸쳐 꾸준히 외대부고 출신의 수능만점자가 나오면서 저력을 입증했다. 이어 대구 수성 일반고인 경신고, 서울 광역단위 자사고인 중동고, 서울 강남 일반고인 은광여고가 각 4명의 수능만점자를 배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능에선 통상 N수생이 재학생에 비해 유리하다고 인식되지만 만점자의 경우 재학생의 비중이 더 높다. 최근 10년간 만점자 98명 중 재학생이 61명으로 62.2%를 차지했고, N수생은 35명으로 35.7%였다. 검정고시생이 2명으로 2%다. 단 최근 3년간은 N수생 만점자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2022수능과 2024수능에선 각 N수생 1명이 만점을 받았고, 2023수능에선 N수생 1명과 재학생 2명이 만점을 받았다. 

수능만점자가 택한 대학은 서울대 의대가 30명으로 단연 많았다. 2015수능에선 자연계만점자 중 컴공이나 화학을 택하는 경우도 3명이 있었지만, 2016수능부턴 자연계는 전부 의대행을 택했다. 연세대 의대에는 15명이 진학했다. 인문계 만점자는 서울대 경제 또는 경영으로의 진학 경향이 뚜렷했다. 최근 10년간은 서울대 경제를 택한 만점자가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영이 15명으로 뒤를 이었다. 

14일 2025수능이 치러지는 가운데 올해는 과연 수능 만점자가 몇 명이 나올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만점자가 1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더 많은 만점자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6월모평 역시 지난해 수능만큼이나 어렵게 출제됐음에도 불구하고 전 영역 만점자가 재학생 2명, N수생 4명 등 총 6명이 나온 바 있기 때문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영어 1등급 비율이 1.47%에 불과할 만큼 어렵게 출제됐음에도 불구하고 만점자가 6명이나 나왔다. 이는 증원된 의대를 노린 최상위권 N수생 합류 영향으로 보인다. 수능에서 최상위권 N수생이 보다 많이 합류하면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더라도 만점자는 꽤나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5~2024 수능 만점자 배출 외대부 7명 ‘최다’.. 경신(대구) 은광여 중동 ‘공동 톱2’>
수능 만점자의 출신고를 베리타스알파가 자체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고교는 7명의 외대부고였다. 98명 중 세부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1명을 제외한 결과다. 경기 용인 소재 전국자사고인 외대부고는 자사고로 전환하기 이전부터 꾸준하게 수능 만점자를 배출해온 명문 고교다. 2015수능에서 1명의 만점자, 특히 수능 만점자가 3명에 불과했던 2017수능에서도 1명의 만점자가 외대부고에서 나왔다. 2020수능에서는 3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전체 만점자 15명의 20%가 외대부고 출신이었던 셈이다. 2021수능에서도 만점자를 배출,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한 학교가 됐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치러진 2024수능에선 유일한 만점자를 배출해 다시 한번 눈길을 끌었다. 만점자의 대부분이 재학생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7명 중 2명을 제외하곤 모두 재학생 중에서 만점자가 나왔다. 

경신고(대구) 은광여고 중동고 3개교가 각 4명의 만점자를 배출했다. 서울 강남 소재 광역자사고인 중동고도 꾸준하게 수능 만점자를 배출하는 고교다. 2018수능에서 1명, 2019수능에서 1명, 2021수능에서 2명, 2023수능에서도 1명의 만점자를 배출했다. 중동고는 탄탄한 수능 대비 시스템을 바탕으로 정시 혹은 의대 입시에서 워낙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2024대입에선 외대부고 다음으로 많은 서울대 정시 합격자를 배출했고, 서울대 의대 합격 4명을 비롯해 의대 합격자만 59명이나 됐다. 

서울 강남 소재 은광여고와 대구 수성 소재 경신고는 2015수능에서만 각 4명의 만점자를 동시에 배출하며 일반고 사이에 파란을 일으킨 고교들이다. 이후 수능 만점자를 배출하진 않았지만 두 고교 모두 여전히 수능에 강한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2024대입에서 은광여고는 수시 2명 정시 8명으로 총 10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대구 경신고는 수시 3명 정시 12명으로 총 15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특히 대구 경신고의 경우 의대 입시에서 전국구 실적을 자랑한다. 전국자사고 광역자사고 일반고를 망라해 수년간 의대 합격자 많은 톱10을 벗어나지 않을 정도다. 2024대입에선 서울대 의대에 4명이 합격하면서 베리타스알파 조사에 응답한 고교 기준 서울 중동고와 함께 서울대 의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 1위에 올랐다. 2024수능에선 만점자보다 높은 표점을 받은 전국 수석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외 10년간 수능 만점자 3명을 배출한 고교는 단대부고(서울) 민사고(강원) 분당중앙고(경기) 상산고(전북) 등 4개교다. 2명을 배출한 고교는 경북고(대구) 대원외고(서울) 백영고(경기) 서문여고(서울) 서울과고(서울) 포항제철고(경북) 등 6개교다. 

1명을 배출한 고교는 강서고(서울) 경기고(서울) 경기북과고(경기) 경북과고(경북) 고양국제고(경기) 공주사대부고(충남) 광남고(서울) 광주인성고(광주) 김포외고(경기) 김해외고(김해) 늘푸른고(경기) 대연고(부산) 덕원고(대구) 동탄국제고(경기) 마산제일여고(경남) 반포고(서울) 배재고(서울) 보인고(서울) 봉일천고(경기) 대성고(서울) 서석고(광주) 서원고(용인) 서현고(서울) 선덕고(서울) 성신고(울산) 세광고(충북) 세마고(경기) 세종과고(서울) 세화여고(서울) 수지고(경기) 순천매산고(전남) 안동고(경북) 양정고(서울) 와부고(경기) 완산고(전북) 운암고(경기) 익산고(전북) 잠실고(서울) 잠일고(서울) 장성고(전남) 정화여고(대구) 제주남녕고(제주) 중앙고(서울) 청심국제고(경기) 판교고(경기) 평촌고(경기) 하나고(서울) 학성고(울한) 한국영재(부산) 한영외고(서울) 현대고(서울) 현대청운고(울산) 등 52개교다. 2명은 검정고시를 치른 후 수능에 응시한 것으로 조사됐고, 1명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수능 만점자 진학 현황.. 자연 ‘서울대 의대’, 인문 ‘서울대 경제’>
수능 만점자의 진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연계 만점자는 의대, 인문계 만점자는 경제나 경영 등 상경계열을 택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자연계의 경우 컴공과 화학을 선택했던 2015수능 만점자 중 3명을 제외하면 48명의 만점자가 모두 의예에 진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상위권의 의대 쏠림 현상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대학/학과별로 살펴보면 서울대 의예가 3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대 가운데선 연대 의예에 진학한 인원이 15명으로 많았다 연대 의예는 만점을 받았음에도 서울대의 지원자격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거나, 수시에서 이미 연대 의예에 합격한 상황이기 때문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대 지원자격 요건인 당시의 ‘서로 다른 과탐 Ⅰ+Ⅱ 또는 Ⅱ+Ⅱ 조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는 가천대 의예와 전남대 의예에 진학한 경우가 각 1명 있었고, 의대 외에는 서울대 컴공에 2명, 서울대 화학에 1명이 진학했다. 

인문계 만점자 중에선 서울대 경제를 택한 경우가 1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대 경영 15명, 서울대 사회과학 6명 순이다. 단 서울대 사회과학의 경우 2017학년 이전에는 광역모집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제 진학을 희망한 학생이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사회과학계열로 입학, 이후 전공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제 정외 사회 사회복지 인류 등으로의 진학이 가능했다. 이외에는 서울대 사회, 서울대 인문, 연대 경영을 각각 2명 택했다. 만점자 1명이 진학한 곳은 서울대 자전, 서울대 정외, 서울대 인문, 연대 경제, 성균관대 글로벌리더다. 인문계 만점자 중에서도 의대를 택한 경우가 있었다. 1명이 이화여대 의예과로 진학했다.  

<10년간 수능 만점자 98명.. 2015수능 29명 ‘최다’ 2022수능 2024수능 각 1명 ‘최소’>
최근 10년간 전 과목 만점자가 가장 많았던 수능은 2015수능이다. 인문계 8명과 자연계 21명으로 총 29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2015수능은 수학B 만점자 비율이 4.3%로, 원점수 100점이 1등급컷으로 기록되며 ‘물수능’ 논란이 있었다. 이어진 2016수능에서는 만점자가 16명으로 줄었다. 주요과목을 중심으로 변별력을 확보하면서 ‘물수능’에서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점자는 인문 9명, 자연 7명이었다. 

2017수능에서는 만점자가 3명으로 더 크게 줄었다. 인문 2명, 자연 1명이었다. ‘불수능’으로 꼽히는 2017수능은 2016수능에 이어 재수생 강세가 뚜렷했다. 재학생과 졸업생 검정고시 영역별 표점 평균을 분석한 결과 전 영역에서 졸업생의 점수 평균이 제일 높았다. 상위권에서 변별력이 크게 나타나면서 재학생보다는 재수생, 일반고보다는 특목자사고 출신이 강세를 보인 수능이었다. 이어 2018수능에선 다시 15명(인문 10명/자연 5명)으로 증가했다가 2019수능 9명(인문 2명/자연 6명), 2020수능 15명(인문 11명/자연 4명), 2021수능 6명(인문 3명/자연 3명)으로 증감을 반복했다. 

2022수능에서는 역대 최소 수능 만점자인 1명(인문)을 기록했다. 만점자 단 한 명이 나온 2022수능은 ‘코로나 2년’을 보내며 오랜 기간 정상적인 학교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학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수능 출제에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023수능에서는 자연계에서만 3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국어 만점자는 371명, 비율은 0.08%로 2017수능보다도 어려웠다고 평가된다. 반면 수학 만점자는 934명으로 전년의 3분의1 수준이었다. 비율은 0.63%로, 불수능이었던 2017수능보다는 높았다.

지난해 치른 2024수능은 국수영 전 영역이 모두 어려웠던 전례 없는 수능으로 결론 나면서 최소 수능 만점자 1명 사태가 다시 한번 발생했다. 킬러문항 배제로 쉬운 수능을 기대했던 교육현장에서는 만점자 1명이라는 대반전으로 더 큰 혼란에 빠져들었다. 심지어 역대급이었던 2022수능보다 국어 수학 표점 최고점이 더 높았다. 2024수능 만점자는 자연계 재수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