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서울대 수시 최초합 배출 752개교 ‘감소’.. ‘정시확대 학종간소화 역풍’

일반고/자공고 50% ‘상승’.. 고교 다양성은 위축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12일 오후5시 서울대 수시 최초합격자가 발표됐다. 올해 수시 최초합격자를 배출한 고교는 총 752개교로 지난해 765개교보다 감소했다. 학종 체제의 최대 장점인 고교 다양성이 위축된 모습이다. 정시 확대에 이어 서류 블라인드, 자소서 폐지까지 겹치면서 손발이 묶여버린 학종에서 각 지원자의 면면을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수시 최초합격자 배출 고교는 학종이 전성기를 이뤘던 2020학년엔 872개교, 2021학년엔 최대 875개교까지 증가했으나 정시가 확대되고 수시가 축소된 2023학년엔 722개교로 급감, 2024학년엔 765개교로 다시 증가했으나 자소서가 폐지된 2024학년엔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서울대의 수시 합격인원은 2180명으로 지난해 2181명과 비슷하다. 일반고(자공고 포함) 출신 비율이 50%(1091명)로 지난해 49.6%(1081명)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보다 확대되긴 했으나 여전히 일반고 출신의 비중은 과거에 비해 작은 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16학년 이후 최근 10년간 일반고 출신 수시 최초합격자 비율이 50%를 넘지 못했던 것은 2023학년 이후 3개년에 불과했다.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고 일반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2021학년에 도입된 서류 블라인드 역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교별 학업 환경의 차이를 확인할 수 없게 되자, 오히려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일반고가 불이익을 얻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고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내신에도 불구하고 특목자사고와 벌어진 수시체제의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고에 이어 영재학교 출신이 17.1%(373명)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15.3%(333명)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류 블라인드가 도입되면서 가장 독특한 학생부가 만들어지는 영재학교 출신이 더욱 유리해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사고 출신은 지난해 11.7%(255명)에서 9.8%(213명)로 하락했다. 자사고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선호 현상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 예고 체고를 제외하면 외고 출신이 9.3%(202명), 과고 출신이 6.4%(140명), 국제고 출신이 2.4%(53명)로 비율이 높았다. 

지균의 실제 선발비율은 지난해와 동일한 99%다. 요강상 모집인원은 506명이었으나 실제로는 501명을 선발했다. 미선발 인원이 지난해와 동일한 5명에 그쳤다. 지균에서 미선발한 인원이 많지 않아 수시이월 규모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다만 의약계열로 중복합격해 빠져나가는 인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수시 합격생 등록 기간은 12월16일부터 18일 오후4시까지다. 지균 일반 사회통합에서 미등록인원이 발생하면 두 차례에 걸쳐 충원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충원합격자 발표와 등록은 19일부터 26일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일반고 50%(1091명) ‘상승’.. 영재학교 ‘상승’, 자사고 ‘하락’, 과고/외고/국제고 ‘비슷’>
일반고는 올해 1091명의 서울대 수시 최초합격자를 배출했다. 전체 합격자의 절반인 50%에 해당한다. 성격상 일반고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자공고를 포함했다.

일반고 출신 합격자는 2021학년 1358명(52.4%), 2022학년 1205명(50.4%), 2023학년 1012명(49.2%) 등 계속해서 감소한 이후, 지난해 1081명(49.6%), 올해 1091명(50%)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서울대 수시 모집인원이 정원내 기준 2021학년 2447명(76.5%), 2022학년 2273명(69.4%), 2023학년 1970명(60%) 등으로 축소됐다가 2024학년 2177명(62.2%), 2025학년 2182명(62%)로 다시 확대된 것과 동일한 흐름이다. 그만큼 수시의 비중이 일반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 고교유형 가운데 영재학교의 합격비율이 가장 크게 올랐다. 올해 영재학교 출신 비율은 17.3%(373명)로 지난해 15.3%(333명)보다 2%p 상승했다. 반면 자사고 출신 비율은 가장 크게 떨어졌다. 9.8%(213명)로 지난해 11.7%(255명)보다 1.9%p 하락했다. 줄어든 자사고의 비중을 영재학교가 흡수한 셈이다. 2020학년까지는 자사고 출신이 12.5%(321명), 영재학교 출신이 10.4%(267명)로 자사고가 영재학교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후로는 상황이 역전되면서 계속해서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일반고를 전환하는 자사고가 많아지면서 졸업인원 자체가 줄어드는 데다 의대 열풍이 거세지면서 서울대보다 의대를 택하는 자사고 최상위권이 많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서류 블라인드의 역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학교명을 감춰도 학생부 자체가 두드러지는 영재학교가 서류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득을 보고 일반고와 자사고가 상대적으로 실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고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는 지난해와 비교해 약간의 변화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과고 출신 비율은 6.4%(140명)로 지난해 6.6%(143명)보다 소폭 하락, 외고 출신 비율은 9.3%(202명)로 지난해 9.1%(198명)보다 소폭 상승, 국제고 출신 비율은 2.4%(53명)로 지난해 2.9%(64명)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외 올해 출신 비율은 예체고 4.2%(91명), 특성화고 0.2%(5명), 검정고시 0.5%(10명), 기타(해외고 등) 0.1%(2명)다. 검정고시 출신 합격인원이 올해 10명으로 지난해 4명보다 증가했다. 

<최초합 배출 752개교 ‘감소’>
올해 서울대 수시 최초합격자 배출 고교는 752개교다. 1명 이상의 수시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는 2016학년 778개교, 2017학년 800개교, 2018학년 831개교, 2019학년 849개교, 2020학년 872개교, 2021학년 875개교 등 증가하다가 2022학년 809개교에 이어 2023학년 722개교로 급감했다. 첨단융합학부 신설로 지난해부터 수시 모집인원 자체가 확대되면서 최초합격자를 배출한 고교 역시 765개교로 소폭 증가했으나, 올해는 다시 752개교로 감소했다. 다만 서울대는 “근래에 합격자를 배출하지 못한 6개의 군 지역 일반고(자공고 포함)를 포함해 최근 3년 동안 합격생이 없었던 99개 일반고에서 합격생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지균 선발비율 99%.. 수시이월 감소할까>
올해 지균의 선발비율은 99%로 요강상 모집인원 506명 가운데 501명을 선발했다.  2016학년 87.7%, 2017학년 81.2%, 2018학년 88%, 2019학년 81%, 2020학년 87.4%, 2021학년 97%, 2022학년 99.3%, 2023학년 99.1%, 2024학년 99%, 2025학년 99%의 추이다.

지균의 선발비율이 99%까지 확대된 것은 서울대가 수능최저를 완화한 이후다. 코로나19로 인해 2021학년과 2022학년 한시적으로 완화한 수능최저를 적용한 데 이어, 2023학년부턴 코로나로 인한 수능최저 완화 이전인 2등급 3개보다 더 낮은 수준인 3개합 7이내로 적용했다. 이전에는 수능최저 충족을 하지 못해 지원자격 미달로 선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었으나 이젠 부담이 덜해진 만큼 수능최저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의미다. 

지균에서 미선발한 인원이 5명에 그치면서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하는 ‘수시이월인원’ 역시 적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지만, 단언할 수는 없다. 최초합격자가 등록을 하지 않고 다른 의대로 빠져나갈 경우의 수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1, 2차 충원으로도 인원을 채우지 못하면 해당 인원은 정시로 이월된다.

서울대 수시이월은 추가합격자 등록이 끝난 18일 오후4시 이후에 확인할 수 있다. 정시 모집인원은 요강상 모집인원에 수시이월이 반영되면서 계획된 인원보다 늘어나게 된다.

<지역별 ‘시’ 39.7% ‘최고’.. ‘군’ 하락>
서울/광역시/시/군으로 나눠보면 올해도 시의 합격자 비율이 가장 높다. 전체의 39.7%(860명)를 차지한다. 합격자 비율이 2017학년까지는 서울이 시에 비해 높았으나 2018학년부턴 줄곧 시가 최대 비중을 유지 중이다. 올해는 시에 이어 서울 29.2%(633명), 광역시 26.4%(573명), 군 4.7%(102명) 순이다. 

전년 대비 등락으로 보면 서울과 시는 상승, 광역시와 군은 하락했다. 서울은 29.2%(633명)로 지난해 29%(360명)보다 0.2%p 상승, 시는 39.7%(860명)로 지난해 38%(825명)보다 1.7%p 상승했다. 시의 상승폭이 크다. 반대로 광역시는 26.4%(573명)로 지난해 26.9%(585명)보다 0.5%p 하락, 군은 4.7%(102명)로 지난해 6.1%(133명)보다 1.4%p 하락했다.